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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래창작촌 이야기

문래창작촌 이야기

아스팔트 사이에 피어난 야생화

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3-8. 볕이 가득한 골목길, 메아리 울리는 철공소 소리, 그리고 그 속의 예술가들. 이 낯설면서도 따뜻한 풍경의 <문래창작촌>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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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문래동’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방적공장이 들어섰던 곳으로써, 당시 공장에서 실을 짜던 방적기를 ‘물레’ 라고 부른 것이 이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. 한때 밤낮없이 기계가 돌아가며 뜨겁게 철강산업을 주도했던 이곳은 IMF가 찾아오며 그 열기가 식어갔다. 그 시기에 맞물려 환경오염과 대기오염의 문제로 공장들이 타 지역으로 이전되며 골목에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던 철공소들은 이 빠진 옥수수처럼 하나둘씩 사라졌다. 때마침 저렴한 임대공간을 찾던 예술가들이 이곳에 찾아와 빈틈을 메우기 시작했고 이곳은 아스팔트 사이에 피어난 야생화처럼 철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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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사람이 지나가기엔 조금 넓고, 두 사람이 지나가기엔 조금 좁은 골목길. 근처 번화가와 불과 몇 발자국 거리이지만 이 골목은 철과 예술의 공존 속에 시간이 멈춘듯한 오묘한 기운을 물씬 풍긴다. 볼품을 잃어가던 골목의 벽들에는 잔잔한 벽화들이 내려앉아있고, 한 집 건너 철을 다듬고 한 집 건너 작품을 다듬고 있으니 그 조합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머지않아 정겹게 느껴진다. 철공소와 창작공간 외에도 곳곳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맛집들과 카페들은 그 분위기만으로도 입구부터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. 또한 원데이 클래스 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주기적으로 있으니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보고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그야말로 문래창작촌을 진하게 즐길 수 있다.

철강산업을 주도하던 문래는 이제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. 이 문래창작촌에서 다듬어지는 철과 문화가 세상의 튼튼한 구조물이 되길 바라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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